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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윤] '야신'이 던지고 '4할 타자'가 친다
작성일 : 10-11-04 10:05



[손윤] '야신'이 던지고 '4할 타자'가 친다

베이징올림픽 금메달과 제2회 WBC 준우승 등 국제경기에서의 뛰어난 성적을 배경으로 한국 프로야구의 인기가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 시즌만 해도 목표로 한 600만 관중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역대 최다인 592만 8,626명을 야구장으로 끌어들였으며, 지난 5월에는 누적 관중 1억 명을 돌파하는 등 한국 최고의 프로스포츠임을 확인했다.

그러나 화려한 외양과는 달리 그 내부를 들여다보면 산적한 야구계 현안은 해결의 기미도 보이지 않고 있다. 차마 프로야구단의 홈구장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열악한 야구장, 프로야구 외에는 취업의 길이 없는 현실, 연금이 없어서 노후 보장은 개인이 담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 등등. 그걸 나열하는 것만으로도 책 한 권은 족히 나오고도 남는다.

또한, 최근 각 구단은 과거 유니폼을 입는 이벤트를 실시하면서 올드 팬들에게는 향수를, 새롭게 야구팬이 된 이들에게는 구단의 역사와 전통을 알리고 있다. 하지만, 프로야구가 출범한 지 30년이 다 되어 가는 것을 생각하면 과거와의 대화가 여전히 부족한 것도 부정할 수 없다. 멀리 갈 것도 없이 포스트 시즌에서의 시구자만 봐도 충분히 알 수 있다.

그런 가운데 사단법인 일구회는 오는 30일 잠실야구장에서 프로야구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전설들을 한 자리에 모아 야구 저변 확대에 이바지하고 있는 KBS 천하무적 야구단과의 친선경기를 개최하기로 했다. 김성근 SK 감독, 백인천 은퇴선수협 회장, 김인식 한화 고문, 허구연 해설위원 등 바쁜 이들이 한자리에 모인 이유는 무엇일까?

일구회는 지난 1월 은퇴선수의 권익 보호와 한국야구 발전을 내세우며 사단법인으로 거듭났다. 이재환 회장은 “야구로부터 받은 사랑을 야구에 환원하자는 취지에 모두 한마음이 된 결과가 본행사로 나타났다.”라고 밝혔다. 일구회 올스타의 면면은 전설의 드림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화려하다.


과거 선수 시절과 같은 날카로운 투구와 힘찬 타격을 보이지는 못하겠지만, 1968년 현역에서 은퇴한 김성근 감독이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오르며 프로야구 유일한 4할 타자인 백인천 회장이 4번 타자로 타격하는 것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야구팬의 심장 박동수는 수직으로 상승할 수밖에 없다. 또한, 프로야구 원년 22연승을 위업을 달성한 박철순과 한 시대를 장식한 김시진, 선동열, 김용수, 정명원에 홈런 타자로 이름을 떨친 김봉연, 김성한, 이만수, 장종훈 등이 같은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빈다.

일구회 올스타 명단을 보면, 과거의 전설만이 아니라 올 시즌 중에 현역 은퇴한 양준혁과 현역 선수인 이종범 등이 코치로 참가하는 것이 눈에 띈다. 야구계 선·후배들이 기꺼이 일구회 유니폼 아래 모인 또 다른 이유가 있지 않을까?

“이번 행사의 수익금은 지난 6월 뇌경색으로 쓰러진 김동재 KIA 코치에게 전달된다. 프로야구를 빛낸 전·현직 스타들이 불운을 만난 동료 야구인을 돕기 위해 두 팔을 걷고 나선 것이다.” 구경백 사무총장의 설명이다.

박봉과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에 언제 해고될지 모르는 불안정한 신분 등 프로야구 코치를 둘러싼 열악한 환경은 1982년이나 지금이나 큰 변화가 없다. 김동재 코치의 불운에 전·현직 야구인이 한마음 한뜻이 된 이유이다. 또한, 조종규 위원장을 비롯한 오석환, 문승훈, 김풍기 등 베테랑 KBO 심판들이 노력 봉사하며, KIA 홍보팀과 두산 프런트도 힘을 보탠다.

허권 KIA 홍보과장은 “구단 차원에서도 김동재 코치를 돕기 위해 여러 가지 준비를 하고 있는데, 일구회에서 뜻깊은 행사를 한다고 해서 노하우를 살려 기자실 운영에 도움을 줄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각종 물품 등을 지원하는 두산 프런트는 “두산 홈구장인 잠실야구장이 아니라고 해도 야구계 선·후배로서 당연히 할 일을 한 것뿐이다.”라면서 담담하게 대답했다.

본행사는 12시부터 무료로 누구나 입장이 가능하다. 그 대신에 잠실야구장 중앙석과 1, 3루석에는 모금함이 설치되며, 천하무적 야구단의 사인볼이 판매된다. 그리고 오는 29일 자정까지 일구회 홈페이지(www.ilgoo.com)에서는 선수 유니폼과 모자를 한 세트로 해서 경매로 판매된다. 경기가 끝나고 나서 구입한 선수 유니폼을 받으며 중앙석에서 가족 단위 관람과 기념사진촬영 기회를 준다. 또한, 중앙입구 앞에서는 일구회 올스타에 참가하는 전설들의 사인회도 열린다.

손지원 KBS PD는 “뜻깊은 행사를 통해 야구 메카인 잠실야구장에 서게 된 것은 천하무적 야구단에 무한한 영광스러운 자리다. 많은 이들이 야구장에 찾아서 프로야구의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자리를 빛내주신다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10월 30일 오후 2시 감독이 아닌 선수로 마운드에 선 ‘야신’의 제1구로 야구계 화합의 잔치는 시작된다.

일구회 올스타 명단

감독 : 김인식
코치 : 송진우, 양준혁, 이종범

선 수 : 김성근, 김시진, 선동열, 박철순, 권영호, 김용수, 정명원, 정민태, 이강철, 윤석환, 이상군(이상 투수), 유승안, 이만수, 조범현, 김경문, 김동수(이상 포수), 김봉연, 김성한, 장종훈(이상 1루수), 하일성, 허구연, 김광수(이상 2루수), 김용희, 이광은, 한대화, 공필성(이상 3루수), 김재박, 류중일, 유지현(이상 유격수), 김일권, 장효조, 박종훈, 이순철, 박노준(이상 외야수), 백인천(지명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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